편의점 알바
2022년에는 알바를 하지 않고, 공부만 해왔기 때문에 빈곤했다. 여자 친구와 중국 음식점에 들어가 둘이 가진 모든 돈을 탕진해 짜장면을 겨우 사 먹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나는 이러한 상황을 바꾸고 싶었다. 그리고, 알바를 하면 공부할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이 신경 쓰였기 때문에 공부를 하면서 일할 수 있는 야간 편의점 알바를 하기로 결정했다.
편의점 알바는 재밌었다. 단골손님들과 대화하는 것, 더욱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 혼자 새벽에 흥얼거리는 것 등등. 꽤 그럴싸한 콘텐츠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반면, 편의점 알바는 힘들기도 했다. 모두가 잠든 시간에 깨어 있어야 하는 것, 저녁에 먹는 술이 사실 나에게는 아침에 먹는 술이라는 것, 혼잣말에 지쳐가는 것 등등. 나를 괴롭히는 것들도 존재했다.
처음에 알바를 하면서 공부할 시간이 없다고 느껴진 나머지 주변 소중한 사람들에게 날카롭게 대했던 적이 있었다. 시간이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 나의 역량이 부족한 탓인데,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내 모습을 보고 스스로를 치사하고 추잡스러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이러한 일을 두 번 다시는 반복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없어야 한다.
여행
2023년에는 총 3번의 여행을 다녀왔다. 봄에는 강릉, 여름에는 일본, 겨울에는 베트남으로 떠났다.
건강할 책임
2023년에는 학교, 연애, 취업 준비, 알바, 프로젝트를 병행하면서 급격하게 건강이 안 좋아졌다. 한 번은 알바를 하다가 너무 아파서 한 시간 정도는 창고에서 드러누워 있기도 했다. 건강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개인적 책임. 이런 것들은 잘 모르겠다. 다만, 직장인이라면 건강하여 조직에 꾸준히 기여해야 할 책임이 있고, 가족구성원이라면 다른 가족구성원이 걱정하지 않도록 몸 관리할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짚고 싶은 건 "뭐든 죽지 않을 정도로 하자"이다. 2024년에는 건강 관리 잘하자.
데이터 만들기
2023년에는 여러 회사에 지원해 봤다. 이 부분은 만규라는 지인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한번은 만규가 나에게 "그냥 한번 회사에 지원 해보고, 면접 질문은 어떻게 나오는지라도 경험해 봐라."라고 말해줬다. 나는 그의 조언을 인상 깊게 받아들였고, 실천했다. 여러 버전의 이력서를 만든 이후에 지원했으며 불합격하면 절망감을 최대한 빨리 떨쳐내고 수정된 전략, 수정된 이력서와 함께 다시 도전했다. 그리고 나중에는 가고 싶던 회사의 면접까지 갈 수 있었다.
- 잘했다 나 자신!(다음에는 면접까지 붙을 수 있을지도!)
- 기도하지 말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략을 세우자!
우아한테크코스
힘들지만 배울 것도 많았던 프리코스가 끝나고, 최종 코딩 테스트 기회를 받을 수 있었다. 나에게 최종 코딩 테스트는 상당히 버거웠다. 야간 알바를 하고 잠을 못 잔 상태로 코딩 테스트를 봐야 했기 때문이다. 잠을 못 잔 탓인지 코딩 테스트 종료까지 2시간 30분 정도 남았을 무렵, 머리가 새하얘지면서 더 이상 구현하기 어려워졌고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때 문득 생각이 난 것은 다름 아닌 선릉 캠퍼스에 오기 전에 봤던 한 가게의 간판이다. 간판에는 서두르지 말라고 적혀있었다. (소름) 이대로 포기하기엔 나에게 주어진 기회가 너무나 아까웠기 때문에 간판의 조언?을 머릿속으로 외친 다음에 미리 사둔 박카스 한 병을 들고 화장실로 달려갔다. 화장실에 들어가자마자 박카스를 단숨에 마시고 찬물로 세수를 했다.
자리로 돌아와 서두르지 않고 차분하게 다시 집중해 문제에 접근하니 보이지 않았던 요구사항이 보였고, 시간 내로 프로그램을 구현할 수 있었다. (똥 코드였지만 ㅎㅎ)
결과적으로는 최종 합격했다. 정말 한계에 부딪혀 포기하고 싶은 순간 이를 악물고 최선을 다하니 되긴 하더라. 2024년, 우테코에서 성장할 내 모습이 기대된다.
정리
2023년에는 위에 적은 것들 이외에도 로버트 C. 마틴과 메일을 주고받은 이야기, 개발한 프로젝트, 새로 사귄 친구들 등등 할 이야기는 많으나 가장 인상 깊었고, 까먹지 않고 싶은 내용만 본 글에 담아봤다. 배운 점을 정리해볼까.
-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소중한 사람들을 차갑게 대하지 말자. 내 역량이 부족한 것이다.
- 가끔 쉬는 것도 좋다!
- 죽을 만큼 노력하되, 죽지는 말자.
- 기도하지 말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략을 세우자.
- 정말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 힘을 쥐어짜내, 온몸을 비틀면 돌파할 수 있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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